<"고시 안거쳐도 고위공무원 가능"..채용방식 대수술>

노정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8.12 14:00

수정 2010.08.12 14:46

앞으로는 행정고시를 거치지 않고도 공직에 진출, 고위공무원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또 대규모 일괄채용에서 소규모 수시채용으로, 암기 위주 지식 검정에서 역량과 가치관을 심층 평가해 선발하는 등 공무원 채용 방식이 60여년 만에 대폭 바뀐다. 관련기사 8면

행정안전부는 “현재와 같은 대규모 공채 위주의 공무원 채용방식으로는 21세기 국가행정을 이끌어갈 핵심인재를 효율적으로 발굴, 양성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공무원 채용제도 선진화 방안’을 마련, 시행한다고 12일 밝혔다.

행안부는 5급 공채와 병행·경쟁할 수 있는 5급 전문가 채용시험을 도입, 각종 자격증·학위를 취득하거나 연구·근무 경력을 쌓은 민간전문가를 채용키로 했다. 5급 전문가 채용시험은 필기시험 없이 서류전형과 면접을 통해 해당 분야 전문성과 공직자로서의 적합성을 검정, 선발한다. 선발규모는 2011년에 5급 신규채용의 30%를 전문가로 채용하고 이후 단계적으로 50%까지 채용비율을 확대한다.


행안부는 또 5급 선발시험에만 별도로 사용돼온 ‘고시’라는 명칭이 공직내 특정 집단을 배출하는 시험으로 인식됨에 따라 이를 폐지하고 7·9급 공채 선발시험과 동일하게 ‘5급 공채’라는 용어로 통일해 사용하기로 했다.

행안부는 개방형 직위를 과장급까지 확대하고 우수한 개방형 직위 민간임용자를 경력직으로 전환, 공직 중간관리자층에 민간전문가 진입을 보다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재 각 부처 본부의 1483개 과장급 직위를 대상으로 2011년에는 각 부처가 의무적으로 5%까지 개방형 직위로 지정하고 2012년에는 본부 뿐 아니라 각 부처 소속기관의 과장급 직위까지 지정 대상을 확대하며 2013년에는 정부의 모든 과장급 직위의 10%까지 개방형 직위로 지정키로 했다.

행안부는 공무원 채용방식을 바꾸면서 공무원으로서의 적성과 자질 검증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공무원의 국가관·봉사정신·공직관 등에 대한 검정을 위해 다양하고 체계화된 면접질문을 개발하고 면접관 풀(Pool) 확대 및 사전교육을 통해 전문성을 가진 면접관을 양성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국가관 정립에 필요한 헌법과 한국사 교육 강화 차원에서 중앙공무원교육시 헌법 합격제를 도입하며 2012년부터 5급 공채 과목에 한국사를 포함시키기로 했다.

그러나 면접 강화에 따른 수험생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5급 공채 3차 면접시험 탈락자에게 1회에 한해 차년도 1·2차 시험을 면제, 면접에 재응시할 기회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맹형규 행안부 장관은 “채용경로가 다양화되면 상호 경쟁이 활성화돼 공직사회의 경직된 체질이 유연하게 바뀌고 국가 전체적으로 민·관의 인재를 체계적으로 운용하는 기틀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noja@fnnews.com노정용기자

fnSurvey